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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Review] 터보랙 "ZERO"에 도전, 일렉트릭 터보

2014-06-30 오전 12: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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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운사이징의 추세는 거를 수 없게 된 것이 현실이다. 시대가 요구를 하던 지나가는 유행 중 하나이던 간에 배기량을 줄이고 과급장치를 추가하는 구성은 사실상 모든 제조사가 따르고 있다.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가 추가된 최초의 자동차는 1962년 올즈모빌 제트파이어가, 디젤 엔진에 터보차저가 추가된 최초의 모델은 1978년 메르세데스-벤츠 300SD로 기록되고 있다. 자동차에 터보차저가 장착되기 시작한지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난제가 연구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바로 터보랙(Turbo Lag)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지연현상이다.


터보차저는 엔진의 배기가스를 활용해 터빈을 돌리고 터빈과 연결된 컴프레셔가 공기를 압축해 엔진에 강하게 불어넣는다. 문제는 배기가스가 터빈을 돌리고 컴프레셔가 공기를 압축할 수 있기까지 일정수준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한동안 굼뜬 반응이 나타나 답답함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터보차저를 통해 정상적인 힘이 발휘되어도 차량이 너무 급작스럽게 가속하여 운전자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러한 터보랙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가변형 날개를 적용시킨 터빈(Variable-Geometry Turbocharger, VGT)을 사용하는가 하면 큰 터보와 작은 터보를 같이 사용(Twin Turbo)하기도 하고 터보차저와 수퍼차저를 같이 사용(Twin Charger)하기도 했다.

또, 레이싱 차량에서는 배기라인 안쪽에 연료를 인위적으로 뿌려 강제폭발을 일으켜 터빈의 회전수를 유지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개의 터빈에 2개의 배기가스통로(스크롤)를 만들어 저회전과 고회전에 대응하는 트윈스크롤 터보(Twin-scroll Turbo) 기술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로 최근 터보차저 탑재 차량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반응성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연흡기엔진과 비교하면 여전히 터보랙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장점은 연비가 높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0rpm부터 만들어지는 최대토크 덕분에 성능을 이끌어내는데 유리한 점도 하이브리드의 장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 전기모터를 터보차저 기술과 융합시키면 보다 이상적인 형태의 고효율 고출력 엔진을 만들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일렉트릭 터보차저(Electric Turbocharger)’ 혹은 ‘하이브리드 터보차저(Hybrid Turbocharger)’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일렉트릭 터보차저의 개념은 간단하다. 배기가스 혼자 터빈을 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이 과정을 전기모터가 대신 돌려주는 것이다. 때문에 터빈과 컴프레셔 사이에 전기모터가 존재하고 있다. 0rpm부터 최대토크를 발생시키는 모터 특성상 초반부터 강력하게 터빈을 작동시켜 터보랙을 해소시킬 수 있다.

이 개념에 대한 특허권을 소유한 업체는 영국의 에어리스테크(Aeristech)社다. 동사에 따르면 전기모터를 갖춘 터보차저는 일반 자연흡기 엔진 대비 30%의 이산화탄소를 절감시킬 수 있다고 한다.

터빈을 순간적으로 빠르게 회전시켜 정해진 부스트압력까지 도달시키기 위해 전기모터는 생각보다 강한 힘을 발휘해야 한다. 또 터보차저만큼 빨리 돌아야 하며, 터보차저와 결합시킬 수 있을 만큼 작아야 한다. 상당한 수준의 전기모터 제작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에어리스테크에 따르면 터보차저와 결합된 전기모터는 35마력의 출력을 생성한다. 그럼에도 무게는 3.5kg 미만이며, 직경도 10cm 미만일 정도로 상당히 컴팩트한 크기를 갖는다. 전기모터는 12만rpm까지 회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4,000rpm부터 12만rpm까지 회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0.45초 미만이다. 주행 중 가속페달을 밟아 부스트압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도 0.5초를 넘지 않는다.

터보저가 정상적인 궤도에 돌입해 작동하면 전기모터는 더 이상 터보차저의 작동에 관여하지 않는다. 터빈을 통해 컴프레셔를 작동시키는 일반적인 터보차저와 동일하게 바뀌는 것이다. 대신 모터는 어차피 돌고 있으니 발전기의 역할을 명령 받아 모터에서 만들어지는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시키는 일을 하게 된다.


BMW가 특허를 낸 일렉트릭 터보차저의 개념은 기본적으로 에어리스테크의 기술과 큰 차이는 없다. 터빈의 회전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전기모터가 돌려주는 것이다.

대신 BMW의 일렉트릭 터보차저는 배기 쪽의 터빈과 흡기 쪽의 컴프레셔 축이 분리되어있다. 터빈과 컴프레셔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면 중간에 위치한 전기모터는 터빈과 컴프레셔 모두를 돌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전기모터의 효율성 개선을 위해 BMW는 전기모터의 역할을 컴프레셔만 돌리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만큼 전기모터에 걸리는 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이 터빈이 배기가스를 통해 충분한 회전력을 얻었다면 터빈과 컴프레셔 축이 연결된다. 그리고 터보차저에 설정된 최대 부스트 압력치에 도달할 때까지 터빈과 모터가 함께 돌며 컴프레셔를 작동시킨다.

설정된 부스트 압력치에 도달했다면 전기모터는 발전기로 전환된다. 하지만 발전기로 전환된 전기모터는 단순히 전기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터보차저가 설정된 최대압력치 이상으로 작동하지 않게 해주는 안정기로써의 역할도 한다. 기존 터보에 사용되었던 웨스트게이트가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며, 보다 세밀한 과급압 조절도 가능하게 된다.

BMW의 일렉트릭 터보에 이어 아우디도 터보차저와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공개했다.


아우디의 일렉트릭 터보 구조는 꽤나 간단한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일렉트릭 터보는 전기모터가 터보차저와 결합된 형태라면 아우디는 전기모터가 터보차저 바깥에 장착되어 강력한 바람을 터빈을 향해 불어넣는 방식이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터보차저 밖에 위치한 전기모터 컴프레셔가 빠르게 회전하여 터보차저 터빈 축에 바람을 강하게 불어넣어준다. 충분한 회전력을 얻은 터보차저는 엔진의 배기가스를 통해 최대압력치에 보다 쉽고 빠르게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아우디는 이 방식을 일렉트릭 터보가 아닌 e-부스터(e-Booster)라고 표현하고 있다. e-부스터는 엔진회전수가 0rpm부터 3,000rpm에 도달할 때까지 작동한다. 엔진회전수가 그 이상에 도달하면 e-부스터에서 생성된 바람은 터보차저가 아닌 우회로를 통해 빠져나가게 된다.


얼마 전 아우디가 공개한 RS5 TDI-e 프로토타입이 e-부스터 시스템을 적용한 첫번째 모델이다. 탑재되는 엔진은 V6 3.0리터 바이-터보 디젤이며, e-부스터 시스템이 추가된 사양이다.

기존 3.0 바이-터보 엔진이 313마력과 66.3kg.m의 토크를 발휘했다면 e-부스터 시스템이 추가된 3.0 바이-터보 엔진은 380마력과 76.6kg.m의 최대토크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기존 엔진이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시점이 1,450rpm부터였다면 e-부스터 시스템 탑재 엔진은 보다 낮은 1,250rpm부터 최대토크가 발생한다.

코너 진입 후 재가속 상황에서도 보다 빠르게 엔진의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일반 터보 엔진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필연적으로 가속 페달을 떼야 하기 때문에 터보차저 부스트 압력이 하락하게 된다. 이후 재가속시 부스트 압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지연 현상이 발생했었다. 하지만 e-부스터 시스템은 감속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도 컴프레셔가 강제적으로 터빈을 회전시켜 부스트 압력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재가속 상황에서도 유리해진다.

이밖에 아우디는 자사의 e-부스터 시스템의 우수성이 기존 터보 시스템의 부품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BMW의 경우 터보차저에 전기모터가 추가된 결합체의 구성이지만, 아우디의 방식은 기존 터보차저 구성에 전기모터 컴프레셔가 추가되어 보다 간단한 유지보수 및 강화된 내구성이 강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엔진룸 구성이 보다 복잡해지고 전기모터가 직접 터빈을 구동시키는 BMW의 방식보다는 응답성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존재한다.


현재 일렉트릭 터보차저 시스템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F1이다. 2014년 규정부터 F1은 V6 1.6리터 싱글 터보 엔진을 사용해야 한다. 작은 엔진에서 큰 힘을 발생시키기 위해 터빈이 발생하는 과급압만 3.5바에 이른다. 당연히 그만큼 터보랙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터빈과 컴프레셔 사이에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이를 통해 순간적으로 부스트 압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F1에 사용되고 있는 일렉트릭 터보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최대 부스트 압력에 도달하기까지 불과 0.X초가 소요된다고 한다.

터보차저에 탑재된 전기모터 역시 발전기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F1에서 활용하고 있었던 일종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s)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F1에 전기모터가 2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발전기의 역할을 겸하는 전기모터를 MGU(Motor Generator Unit)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엔진과 함께 동력을 만들어내는 전기모터를 MGU-K(Motor Generator Unit-Kinetic), 터보차저에 탑재된 전기모터를 MGU-H(Motor Generator Unit-Heat)라고 지칭하고 있다.


터보차저는 배기량이 갖는 한계 이상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상당히 매력적인 도구다. 배기량이 작은 엔진에 활용하면 상급 엔진의 출력을 만들어내면서도 본래 갖고 있던 작은 배기량의 연비도 만족시킬 수 있다. 그것이 다운사이징 터보다. 하지만 아직까지 터보랙과 관련된 부분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를 위해 제조사들이 선택한 방안은 전기모터와의 결합이다. 전기모터와 자동차가 한 발 더 가까워진 것이다.

오토뷰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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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9개가 있습니다.
  • nretona 님 (nret****)

    격이 다른 자동차 기사로군요 잘 보고 갑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고급 기사들을 포털 사이트에서 만날 수 없다는 점이네요

    2014-07-01 오후 07:22
  • 여비 님 (yyub****)

    최신 트렌드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기사군요~~
    마지막에 나온 아우디 시스템이 간단해 보여서 상용화하기에도 좋아 보이네요.
    일렉트릭 터보의 느낌을 느끼고 싶어지네요~~^^

    2014-07-01 오후 03:07
  • 스눕독 님 (snoo****)

    그 옛날이면 고배기량 엔진만 고집했다고 생각했던 GM이 가솔린 엔진에 처음으로 터보를 올렸다니 놀랍군요~

    2014-07-01 오전 11:11
  • 당근 님 (tris****)

    잘 배웠습니다! ^^

    2014-06-30 오후 08:18
  • jjogaeo 님 (jjog****)

    ㅋ 오랜만에 끝까지 읽은 기사에요..

    근데.. 벤츠는 왜? 없나여

    2014-06-30 오후 03:12
  • iwdhal 님 (iwdh****)

    굉장히 유익한 기사네요.

    2014-06-30 오전 12:49
  • 앤서니킴 님 (anth****)

    김선웅 기자님 공부많이 하셨겠네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2014-06-30 오전 11:51
  • dmstkdgo 님 (dmst****)

    좋은 내용 감사드립니다. 기술 트렌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ㅎㅎ

    2014-06-30 오전 10:41
  • srafael 님 (sraf****)

    심도있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문외한도 읽기 좋게 써주셔서 좋네요 ㅎㅎ

    2014-06-30 오전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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