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르노삼성 SM5 시동꺼짐,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4.03.31 19:14
  • 댓글 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시적 배선 연결보다 완벽한 해결위해 하네스 교환해야

르노삼성 SM5의 시동꺼짐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은 전세대 SM5 LPi 버전의 시동꺼짐 문제로도 홍역을 치른바 있다.

SM5의 시동꺼짐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것으로 SM5 카페(동호회) 등에서는 새로울 것 없는 이슈 중 하나다. 또한 국토부의 자동차 결함신고센터에도 같은 내용에 대한 불만 접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SM5 동호회 게시판에는 이 문제로 인해 사고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게시글도 올라온다.

문제를 일으킨 엔진 속 배선 뭉치는 다양한 전기 장치를 연결하는 하네스(harness)라 불리는 부속이다.

점화코일에 전원을 공급하는 하네스에서 접촉 불량을 일으키며 점화코일에 공급되던 전원이 순간적으로 끊어지며 시동꺼짐을 만들게 되는 것이 이번 문제의 이유다.

시동 꺼짐은 안전과 연관있는 중대 사안이지만 르노삼성 측은 이 문제가 마치 소수에 차량에서만 발생되는 것처럼 자사 고객들에게 안내해 왔다.

르노삼성자동차 내부에서는 이 문제를 L43 CP건으로 부른다. CP는 커넥터 프로블럼(Connector Problem)의 약자.

최근 한 방송사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문제로 2013년 2월까지 서비스 센터를 찾은 소비자는 4017명, 최종적으로 문제 진단을 받은 소비자 수가 228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3년 2월부터 지금까지 이후부터는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매월 200~400대씩 입고된 이전 데이터로 유추해보면 지금까지 주행중 시동이 꺼져 입고된 차량은 최소 2000대 이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문제 발생으로 센터를 찾은 소비자 숫자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문제 대상 모델에는 2009년 10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생산된 모든 SM5가 포함된다. 최소 규모는 총 18만 9101대.

최근 르노삼성 측은 국토부의 권고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수리와 관련한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 르노삼성은 시동 꺼짐 문제로 서비스센터를 찾는 소비자들의 차량에서 커넥터를 절단한 후 각각의 배선을 직접 연결하는 임시 방편의 수리를 해주고 있다.

르노삼성 측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이와 같은 임시방편의 수리를 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차량 한대당 약 87,000원 선이다. 해당 기간내 생산된 18만 9101대를 대상으로 수리가 진행될 경우 르노삼성 측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부담은 약 164억원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비용 절감에 따른 임시적인 케이블 연결 작업을 한 경우다. 원칙대로 말끔한 수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없는 새로운 하네스로 교체하는 작업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 경우 단순 배선 연결 작업을 하는 현재의 임시적인 수리와 달리 하네스 비용 및 공임에 의한 비용 증가가 불가피 하다.

취재 결과 경쟁사 2.0리터 모델을 대상으로 하네스를 교체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부속값과 작업 공임을 포함해 약 38만원 수준이었다.

반면 르노삼성 SM5의 하네스 교환 비용은 이보다 높은 50~58만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부품값은 406,100원~483,800원(모델별 차이)에 공임 10만원 정도가 추가되면 비용은 50~58만원 수준으로 커진다. 서비스 센터 측이 제시한 하네스 교체 시간은 약 한시간 가량.

르노삼성이 정상적인 하네스 교체 수리를 시행했을 때 소요되는 비용은 약 945~1096억원에 이르게 된다. 보증 수리의 경우 일반 소비자 수리 가격과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정상가의 70~80% 수준 정도라는 것이 업계측의 설명이다. 이 경우라 해도 르노삼성이 부담할 최소 금액은 661~767억원 이상의 규모가 된다.

때문에 르노삼성 측은 하네스의 교체보다 비용이 저렴한 케이블 연장 방식을 임시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방송사 보도 이후 르노삼성은 국토부의 권고에 따라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물론 빠른 대책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임시적인 대책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 르노삼성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각각의 제조사들은 블랙박스 및 내비게이션 등 차량 내부의 배선 작업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실제 다양한 배선 문제가 화재로 이어진 경우를 뉴스로 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이슈는 배터리 등의 배선작업이 아닌 엔진 구동을 위해 쓰이는 배선 관련 작업이다. 때문에 그 중요성은 몇 배나 더 커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국토부의 조사 결과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 밝혔다. 국토부 또한 소비자들의 입장에 서서 원칙적이며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내야 할 것이다.

현재도 매월 수백명의 SM5 소비자들이 서비스 센터를 찾는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