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크루즈5를 구입하며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1.09.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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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결정의 최대 이슈는 누수 문제

기자는 경차 한대를 갖고 있다. 이제 출고한지 딱 만 2년 가량 된 모델이다. 하지만 장거리 운행을 위한 차량이 한대 필요하게 됐고 구매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지금 시작하려 한다.

차의 구입을 계획하면 누구나 큰 고민에 쌓이기 마련이다. 경차건 고급 대형 세단이건 최소 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기자의 고민이 시작된 것은 약 2달 전이다. 한 달에 한두번 장거리 주행에 나설 일이 생겼고 그 때마다 보유한 경차의 이용에 불편함을 느꼈던 것이 추가 차량 구매의 이유가 되었다. 경차로 장거리 운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하루 이틀 사이에 700~800km 가량을 주행하기엔 버거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경차는 도심 주행을 기초로 만들어져 고속도로에서의 만족감이 높지 않다. 무엇보다 속도와 비례해 상승하는 rpm이 소음을 만들고 그로 인해 연비도 떨어지는 만큼 고속 주행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처음부터 경차만 보유한 것은 아니었다. 제법 쏠쏠한 달리기 재미를 보여주던 튜닝카도 한대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차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됐다. 일년 중 반 이상을 다양한 테스트카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개인 소유차의 이용빈도가 낮아졌고 이로 인한 튜닝카의 연간 누적 마일리지는 2000Km를 넘어서지 못했다. 방전에 의한 배터리 교체가 연간 1~2회 가량 이뤄졌고 나중에는 아예 배터리 단자를 분리시켜 놓기도 했다. 결국 차를 매각하기로 했다. 물론 출퇴근을 목적으로 구입했던 경차의 마일리지도 2년 동안 7,000km 정도에 머물고 있다.

장거리 투어에 적합한 차의 조건은 무엇일까? 10년이 넘도록 자동차 분야를 담당하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첫 번째로 필요한 요소는 주행 안정감이다. 고속 주행을 꾸준히 해야 하는 만큼 안정감이 떨어지면 운전에 대한 피로도가 상승하게 된다. 때문에 장거리 운행에 나설 때는 차체 무게가 다소 나가고 엔진 배기량이 큰 모델을 선호하게 된다. 몇몇 차량들을 이용해 느껴본 결과 대형세단이 가장 편했다. 하지만 대형차에도 문제가 따르는데 바로 주행 연비다.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주행서는 만족감이 높았지만 주유소에 들러 10만원 이상 주유를 할 때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려왔다. 하루 이틀 사이 장거리를 달리며 늘어가는 카드 영수증도 반갑지만은 않았다.

결론적으로 주행 안정감과 연비라는 두가지 요소를 만족시키는 차를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막상 차를 구입하려니 한가지 변수가 추가됐다. 다름 아닌 업무상 이용이다. 그간 오토뷰 로드테스트의 촬영 현장에는 후배 PD들의 차가 동원됐다. 하지만 세단의 트렁크에 많은 짐을 수납하기엔 버거움이 있었다.

이런저런 조건을 따져본 결과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량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됐다.

- 고속 주행서의 안정감

- 연료비 절감

- 화물 적재 능력 및 편의성

- 운전 재미 (개인적인 욕심)

이를 만족시킬 차를 선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물론 다양한 차들을 통한 시승 경험의 영향이 크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리스트에 오른 차는 2가지 모델로 좁혀졌다.

스포티지R과 크루즈5 디젤.

스포티지R은 동급 최고 수준의 2.0 R엔진을 바탕으로 넉넉한 힘을 자랑하며 SUV의 특성상 화물 수납이 용이하다. 리어 시트를 폴딩시키면 우리팀이 보유한 가장 큰 촬영 장비(200 X 40 x 30 cm)를 수납시키는데도 무리가 없다. 허접한(?) 스티어링 시스템이 아쉽긴 하지만 연비나 출력을 감안하면 수긍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스포티지R은 기자를 비롯한 오토뷰 팀원들이 최고로 꼽는 국산SUV다.

크루즈5는 최신 모델이며 적정 수납 공간을 갖췄다. 리어 시트 폴딩 시 앞서 언급한 큰 장비를 수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엔진 성능은 스포티지R에 비해 떨어져도 종합적인 달리기 성능은 앞선다. 하지만 누수 문제가 최근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주행 완성도가 좋은 차량을 선호하는 만큼 크루즈5에 마음이 끌리지만 누수라는 변수는 이 차의 구입을 망설이게 했다.

변속기 부분에 대한 이슈도 있다지만 이는 6T40 모델을 채용한 1.6에 해당하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엔진 출력이 좋은 1.8 버전과 6T45 버전의 변속기가 채용되는 디젤의 경우는 아쉬움이 적다.

참고로 몇 달전 크루즈 변속기에 불만을 토로하던 카페와 메이커의 만남에 패널로 참여한 적이 있다. 메이커와 소비자들의 간담회 형식이었는데 중간 입장의 패널로 참여하며 나름대로의 원인 등을 분석했었다. 양측간의 대립으로 아쉬움이 컸던 이 얘기는 연재를 하며 하려 한다.

고민이 한창일 무렵 한가지 이슈가 더 생겼다. 내년부터 진행할 새 컨텐트에 투입될 차량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자세한 것을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 컨텐트에는 핸들링 성능이 좋은 차가 필요하다.

이 조건이 포함되면서 최종 선택이 이뤄졌다. 답은 쉐보레의 크루즈5였다. 스포티지R은 정확한 핸들링에서 아쉬움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루즈5를 계약하는데 있어 큰 걸림돌이 있었으니 바로 누수 문제였다. 누수만 없다면 더 이상의 고민이 필요치 않은 상황이었다.

참고로 기자를 거쳐간 차량 중 하나였던 현대 티뷰론에는 심각한 누수가 있었다. 물론 해당 차량에만 속했던 문제였다. 3년 정도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보증 기간이 끝난 이후 이 문제가 발생했으며 그 정도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장마철 차를 탈 때면 늘 트렁크 청소를 해야 했다. 밤새 빗물이 고여 찰랑거리는 소리까지 들리는 수준까지 물이 차 올랐기 때문이다. 단순히 천으로 닦아내야 할 수준이 아니어서 바가지를 이용해 몇 차례나 물을 퍼내며 물걸레를 짜 가면서 청소를 해야했다. 나중에 바가지에 긁힌 바닥면에 녹도 생겼다.

누구보다 누수에 대한 경험이 큰 지라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잘 알고 있다. 이에 한국GM 측으로문의를 했다. 일반 소비자분들과 달리 기자의 신분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다보니 조금 더 정확한 상황 파악이 가능했다.

크루즈에 나타나는 누수의 형태는 2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트렁크 부분이다. 이는 초기품질문제에 해당하는 것이며 해치백 차량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참고로 현재의 크루즈 세단은 생산이 완료된 모델을 임의적으로 뽑아 6시간 가량 누수 테스트를 거친 후 출고되고 있다.)

메이커에서는 초기 품질 부분의 문제를 인정하며 한가지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로 DMB 안테나다. 해당 부분을 담당하는 한국GM측의 연구원은 내부 조사 결과 DMB 사용을 위한 샤크 안테나의 배선에 의한 문제로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장착 업체 및 소비자들은 이 의견을 불신할 수 있겠지만 기자의 입장서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메이커가 제시한 사진을 봐도 가능성은 충분했다.

결국 이 문제는 품질에 의한 것으로 모든 차량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기자가 생각하는 크루즈5의 경우는 해당이 없다.

하지만 모든 차량에 해당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조수석 부분의 누수였다. 구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비오는 날) 에어컨의 사용 등에 의해 실내로 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한 TV 프로그램은 고무 패킹의 변질에 의한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국GM 측의 연구원은 변질에 의한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기자 입장서는 조금이나마 가능성은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한 메이커의 해결 의지가 차량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였다.

독자님들도 아시다시피 현재 크루즈5를 구입해 타고 있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동호인들처럼 DIY 등을 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메이커가 제시한 솔루션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솔루션 개발은 완료된 상황이다. 생산과 도입 시점 및 A/S 네트워크에 따른 문제 등이 이슈가 되고 있을 뿐이다.

이 솔루션이 도입에 대한 사안이 최종 결정되면 메이커의 협조를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공개하고 직접 테스트를 진행한 뒤 ‘오토뷰’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결국 발목을 잡던 누수에 대한 해결 솔루션이 차량 구매의 고민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현재 4천km의 주행거리를 보유하고 있는 크루즈5는 나름대로 잘 달려주고 있다. 길들이기가 잘되었기 때문인지 크루즈 디젤 모델 중에서도 좋은 편에 속하는 출력과 토크를 또한 보유하고 있다.

다음 회에서는 차량의 계약 및 인수, 길들이기에 대해서 얘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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