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가격 같지만 기능 다른 아반떼 핸들의 비밀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1.01.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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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높은 상급모델 구매 유도를 위한 옵션 장난일까?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장 손쉽게 가격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각 트림에 따른 편의장비의 차별화다. 현대차의 인기 모델 아반떼 역시 이와 같은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풀옵션이 아닌 시장서 많이 팔리는 아반떼를 접하다보면 간혹 운전자세가 조금 불편하다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가속, 브레이크 페달, 핸들(핸드 스티어링 휠), 시트 등이 운전자의 체형과 맞지 않아 발생되는 경우다. 핸들 거리에 맞춰 시트를 당기자니 불편하고 시트를 멀게 하면 핸들과의 거리가 멀어 원하는 운전자세를 만들기 어렵기도 하다. 반면 텔레스코픽 기능이 지원되면 핸들을 원하는 위치까지 당기거나 넣을 수 있어 보다 편안한 자세 연출이 가능해진다.

핸들은 두가지 방식으로 핸들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틸트(Tilt)로 핸들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기능이다. 반면 텔레스코픽은 핸들을 앞뒤로 당겨 보다 편안한 운전 자세를 만들어주도록 해준다.

아반떼의 경우 4가지 트림으로 분류되며 입문형인 Deluxe 등급부터 중심이 되는 Luxury, Premire 등급까지 틸트 기능만 지원되고 있다. 반면 최상급인 TOP모델은 틸트와 텔레스코픽이 지원된다.

하지만 어떤 차나 그렇듯 최상급 모델의 판매 비중은 높지 않다. 따라서 많은 아반떼의 소비자들은 텔레스코픽 기능없이 틸트 기능만으로 핸들의 위치 조절을 끝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스티어링 컬럼의 부품 가격에서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최근 운전자세가 불편해 텔레스코픽 기능이 지원되는 스티어링 컬럼으로 변경했다는 한 독자의 제보에 의해 각 부품에 따른 가격 차이를 조사해봤다.

아반떼의 적용되는 스티어링 컬럼은 3가지로 분류되며 다음과 같다.

1. 틸트 기능 지원, 엔진 시동 버튼 없음 / 적용 모델 : DELUXE, LUXURY

2. 틸트 기능 지원, 엔진 시동 버튼 있음 / 적용 모델 : PREMIRE

3. 틸트, 텔레스코픽 기능 지원, 엔진 시동 버튼 있음 / 적용 모델 : TOP

각 모델에 따른 가격 차이는 어떨까?

차량 전문 수리 업체의 부품 조회 결과 3가지 형식의 스티어링 컬럼의 가격은 모두 66만원으로 동일했다.

제보를 해 온 독자의 요청에 의해 과연 구조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조사해 봤다. 하단 사진은 PREMIRE 트림 모델에 TOP 트림에 적용되는 스티어링 컬럼을 장착한 것이다. 사진을 통해 보이는 구멍의 거리만큼 앞뒤로 조절이 가능하다.

하단 사진에는 별도의 가공이 되어있지 않지만 가공만 이뤄진다면 바로 텔레스코픽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메이커 입장서 가공을 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정도의 물량을 감안하면 가공에 소요되는 비용은 100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다시 말해 엔진 스타트 버튼 유무의 문제가 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셈블리 타입의 부품을 2가지로 줄일 수 있다.

1. 틸트 기능 지원, 엔진 시동 버튼 없음 / 적용 모델 : DELUXE, LUXURY

2. 틸트, 텔레스코픽 기능 지원, 엔진 시동 버튼 있음 / 적용 모델 : TOP, PREMIRE

이 경우 PREMIRE 등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텔레스코픽 기능을 지원받을 수 있게되며 보다 편안한 운전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부품값이 같음에도 최고급 트림에만 텔레스코픽 기능을 넣어주는 현대차 측은 PREMIRE 트림을 구입한 고객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줘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문제들이 현대차의 일부 모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타사 모델에서도 간혹 발견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국내 업계를 리드하는 최고의 메이커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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